자사주 소각 의무화, 드디어 현실이 됩니다 | 투자자가 꼭 알아야 할 핵심 3가지
“자사주를 많이 보유한 기업이 반드시 주가가 오르는 건 아니었다.”
주식 투자를 조금이라도 해본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런 답답함을 느껴보셨을 겁니다. 기업이 자사주를 열심히 사들이는데, 정작 주가는 지지부진하고 주주환원은 남의 나라 이야기 같은 상황. 그 이유가 바로 ‘자사주의 마법’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마법이 법으로 끊깁니다.
2026년 2월 20일,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으로 하는 3차 상법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그리고 2월 23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찬성 11명, 반대 6명으로 최종 가결되며 본회의 문턱 바로 앞까지 왔습니다.
2025년 정기국회에서 ‘단계적 추진’이라는 말로 한 차례 미뤄졌던 그 법안이, 약 6개월 만에 다시 국회를 넘어선 것입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란 무엇인가 -3차 상법 개정안 핵심 정리
자사주 소각 의무화는 기업이 취득한 자기주식을 금고에 쌓아두지 못하고 일정 기간 내에 반드시 소각(폐기)하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제도입니다. 법률 문구가 복잡해 보여도 투자자 입장에서 기억해야 할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 구분 | 의무 내용 | 위반 시 제재 |
|---|---|---|
| 신규 취득 자사주 |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 소각 의무 | 5천만 원 이하 과태료 |
| 기존 보유 자사주 | 법 시행일로부터 1년 6개월 이내 소각 의무 |
이번 법안의 상세 내용은 3차 상법개정안 법사위 통과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사주의 마법’을 허용하던 구조, 이제 끝납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왜 중요한지 이해하려면, 우선 ‘자사주의 마법’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알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국내 상장사들은 자사주를 사들인 뒤, 이것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소각하는 대신 ‘금고’에 쌓아두었습니다. 그리고 경영권 분쟁이 생기면 이 자사주를 우호적인 제3자(백기사)에게 팔아 의결권을 부활시키거나, 인적분할 과정에서 지배주주의 지분율을 공짜로 높이는 데 활용했습니다.
실제로 KCC가 삼성물산 자사주를 매입해 엘리엇의 공격을 방어한 사례는 대표적인 ‘자사주 마법’의 활용 사례로 꼽힙니다. 소액주주들의 부가 대주주에게 흘러들어가는 구조였던 셈이죠.
자사주 소각 의무화의 예외 조항 -통신·항공 업종은 다릅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모든 기업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건 아닙니다. 몇 가지 중요한 예외가 마련됐습니다.
| 예외 유형 | 해당 업종 / 사례 | 예외 내용 |
|---|---|---|
| 외국인 지분 제한 업종 | 통신·방송·방산 (예: KT) | 법 시행일로부터 3년 이내 처분 허용 |
| 특수 목적 보유 | 임직원 스톡옵션, 우리사주, 합병·분할 | 매년 주주총회 승인 갱신 필요 |
대기업들의 선제 대응 -이미 수조 원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 시행 전부터 주요 대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른바 ‘정면 돌파 전략’입니다. 강제 소각 압박을 받기 전에 먼저 시장에 긍정적 시그널을 던져 주가 재평가(Re-rating)를 끌어내는 방식입니다.
| 기업 | 자사주 소각 규모 | 특이 사항 |
|---|---|---|
| SK하이닉스 | 보통주 1,530만 주 전량 약 12조 2,400억 원 | 2026년 2월 9일 소각 완료 |
| 현대자동차 | 3개년 4조 원 플랜 2026년 3,000억 원 이상 예고 | 우선주 집중 소각으로 디스카운트 해소 |
| 메리츠금융지주 | 622만 주 전량 약 7,034억 원 | 2026년 2월 9일 공시 |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잉여현금흐름(FCF)을 주주환원율(TSR) 목표와 연계해 자본 정책을 투명하게 공개했다는 점입니다. 주주가치를 진지하게 실천한 기업은 주가 신고가라는 보상을 시장에서 받고 있습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이후,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핵심 질문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시장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는 일은 ‘소각 러시’입니다.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1년 6개월 안에 대규모 소각을 단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 단계 | 내용 |
|---|---|
| ① 소각 러시 | 자사주 비중 높은 기업, 1년 6개월 내 대규모 소각 단행 |
| ② 유통 주식 수 감소 |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 줄어들며 희소성 상승 |
| ③ EPS 상승 | 주당순이익(EPS) 자동 상승 |
| ④ 주가 재평가 | 밸류에이션 재산정 → 주가 Re-rating 기대 |
| ⑤ 배당 증가 | EPS 상승에 따라 배당금도 자연스럽게 증가 |
재계는 “기업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까지 예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범여권이 180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24시간 후 토론 종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본회의 통과는 사실상 시간 문제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깨는 입법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고 있는 지금, 자사주 소각 의무화 수혜를 받을 종목을 먼저 파악하는 투자자가 결국 앞서 나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