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핫한 영화를 꼽으라면 단연 ‘귀멸의 칼날: 무한성 편’일 겁니다. SNS 피드와 온라인 커뮤니티는 연일 극찬 후기로 뜨겁고, 엄청난 흥행 기록 소식도 들려옵니다.
하지만 이 뜨거운 열기 속에서, 소문은 자자한데 방대한 서사에 시작조차 망설이는 분들도 분명 계실 겁니다. ‘TV 시리즈부터 다 봐야 하나?’,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서 이해 못 하면 어떡하지?’ 하는 고민들 말이죠.
저 역시 그랬습니다. 하지만 ‘이 축제를 나만 모른 척 지나갈 순 없다!’는 생각에, 한 가지 실험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귀알못'(귀멸의 칼날을 알지 못하는 사람)인 아내와 함께 용감하게 극장으로 향하는 것이었죠.
과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 영화, 제대로 즐길 수 있었을까요? 그 생생한 후기를 지금부터 남김없이 들려드립니다!
‘귀알못’ 아내가 극장에서 보인 의외의 반응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놀랍게도 아내는 저보다 더 영화에 몰입하더군요. 주인공 ‘카마도 탄지로’는 물론이고, 그의 동생 ‘네즈코’, 심지어 귀살대의 최강 전력인 ‘주(柱)’들의 이름조차 전혀 모르는데도 말입니다. 그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귀멸의 칼날: 무한성 편’은 신규 관객을 위한 장치를 아주 영리하게 배치해 둔, 매우 친절한 영화였습니다.
첫째, 선과 악의 구도가 명확합니다. 영화는 시작부터 누가 아군이고 누가 적인지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인간을 지키려는 ‘귀살대’와 그들을 위협하는 혈귀 ‘상현’들의 대결 구도는 사전 지식이 없어도 즉각적으로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게 만듭니다.
둘째, 스토리의 공백을 친절하게 메워줍니다. 영화는 새로운 캐릭터나 중요한 관계가 등장할 때마다, 결코 관객을 방치하지 않습니다. 전투 중간중간 짧고 효과적인 과거 회상 장면을 통해 ‘저 캐릭터는 왜 저렇게 싸우는지’, ‘둘은 어떤 관계인지’를 자연스럽게 설명해 주죠.
아내 역시 이 친절한 서사 덕분에 큰 무리 없이 스토리를 따라갈 수 있었습니다. ‘역시 잘 만든 콘텐츠는 중간부터 봐도 재미있다’는 말이 절로 실감 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딱 ‘이것’만 알고 가면 재미 200% 보장!
물론 ‘노베이스’ 관람도 충분히 즐겁습니다. 하지만 저는 영화를 보기 직전 시즌 5(합동 강화 훈련편)를 정주행했기에, 그 감동의 깊이가 완전히 달랐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시즌 5는 최종 결전을 앞두고 각기 다른 속성과 신념을 가진 ‘주(柱)’들을 마치 포켓몬스터의 타입을 소개하듯 하나하나 매력적으로 조명하는 파트거든요. 제가 개인적으로 호감을 느꼈던 오드아이의 뱀 기둥 ‘이구로 오바나이’처럼, 여러분도 미리 ‘최애 주(柱)’를 한 명 정해놓고 영화를 본다고 상상해 보세요.
그 과정을 거치고 나니, 영화 속에서 그들이 기술을 사용할 때마다 단순한 액션이 아닌, 각자의 신념과 역사가 담긴 처절한 몸부림으로 느껴졌습니다. 모든 것을 잃고 귀살에 목숨을 건 그들의 싸움 하나하나에 감정이 이입되면서, 스크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었죠.
IMAX 명당 사수, 그만한 가치가 있었을까?
원래 10시 영화를 예매했다가, 도저히 참지 못하고 8시 반 조조 IMAX로 바꿨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올해 최고의 선택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영화는 무조건 IMAX 관람을 추천합니다.
특히 최종 결전의 무대인 ‘무한성’이 처음 등장하며 모든 것이 뒤틀리고 무너져 내리는 장면의 압도적인 공간감은, 일반관에서는 절대 온전히 느낄 수 없는 경험이었죠.
캐릭터들이 중력을 무시한 채 끝없이 추락하며 펼치는 전투, 사방에서 쏟아지는 혈귀들의 기술을 거대한 스크린과 웅장한 사운드로 마주하는 것은 그야말로 전율 그 자체입니다. 이 압도적인 영상미는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물론 2시간 반이라는 긴 러닝타임과 일부 연출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분명 존재합니다.
결론: 망설이지 말고 극장으로!
‘귀멸의 칼날: 무한성 편’은 사전 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매우 잘 만들어진 상업 영화입니다. 만약 당신이 ‘지금 입문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하고 망설이고 있다면,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오히려 이 영화를 통해 ‘귀멸의 칼날’이라는 매력적인 세계에 완벽하게 입문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다만, 이왕이면 ‘최애’ 캐릭터 하나쯤 마음속에 품고 극장에 간다면, 영화가 끝났을 때 더욱 깊고 진한 여운을 느끼게 될 거라 확신합니다.
시간이 정 없다면, 시즌 5의 마지막 8화만이라도 꼭 보고 가세요! 영화의 시작과 바로 이어지는 엄청난 전율을 미리 맛보고, 본편의 감동을 두 배로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Q&A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봐도 이해가 되나요?
네, 충분히 가능합니다. 영화 속에서 주요 인물들의 관계나 목적, 과거 서사를 매우 친절하게 설명해 주기 때문에 스토리를 따라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
시즌 5 안 보고 영화만 봐도 괜찮을까요?
네, 괜찮습니다. 하지만 시즌 5를 보면 각 ‘주(柱)’ 캐릭터에 대한 감정 이입이 깊어져 훨씬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영화의 감동을 극대화하고 싶다면 시청을 권장합니다.
영화 러닝타임이 길다던데, 지루하지는 않나요?
개인의 취향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쉴 틈 없이 펼쳐지는 화려한 액션과 빠른 전개 덕분에 2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다만, 일부 과거 회상 장면의 호흡이 길게 느껴질 수는 있다는 점은 참고해 주세요.